새로 이사한 엄마 집엔 바람이 가득했다.
마당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 목련나무와
뽕나무, 감나무, 은행나무 따위 들이 집을 에워싸
이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바람 소리가 천생,
파도 소리다. 잠시 눈이라도 감을라치면
바닷가 언덕에 앉았는 기분이다.
배추, 무 등 모범생처럼 잘 자란 푸성귀와
곧 수확을 앞둔 팥, 강낭콩, 메주콩 들의 누런 코투리를 보고 있으면
그것들이 모두 엄마 몸의 일부 같다. 이런 말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,
노인네가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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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녹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