#1.
회식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봤다.

순간 아찔했다. 거기 웬 아줌마 하나
앉아 있는 게 아닌가. 아무리 감추려 해도
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나잇살도 보였다.
나도 늙었구나. 늙어가고 있구나. 어느 때부턴가
지인들이 '찍히는' 것에 예민하게 군 까닭을 그제야
알 것 같았다.
예순을 눈앞에 둔 모 여성학자의 말이
문득 떠올랐다
. 마흔 넘은 후배들 중엔 마흔을 넘겼다는
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발악(?)하는 이들도 있더라던.
홀로 늙어갈 내 몸을 나는 마주 바라볼 수 있을까. 비관적이어서
낙천적인 이답게 기어이 끌어안을 수 있을까. 기적처럼.

#2.
'혁명은 이렇게 조용히' 마지막 장에 학생들 글 일곱 편이 실린다.
그중 한 글을 읽다 울컥했다. 부모의 빚과 자신의 대출받은 학자금 때문에
빛 없이 살아가는 그녀에게 내 가정사를 늘어놓으며 위로란 걸 할까 
마음이 간질거렸으나, 그만두었다. 위로는 함부로 할 게 아니더라.
 ㅂ, 기운 내라고. 그게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의무 같거든.  
 

_누가 찍은 사진인지 모름.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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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녹우